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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첫 달 가계부, 뭐부터 기록할까

결혼식이 끝나고 살림을 합치면 곧 이 생각이 듭니다. "이제 가계부 좀 써야 하는데, 뭐부터 적지?" 그런데 신혼 첫 달은 평소와 지출 모양이 많이 다릅니다. 혼수 잔금, 새 집 살림 장만, 인사 다니는 비용이 한꺼번에 몰리거든요. 그래서 첫 달부터 완벽한 가계부를 만들려고 하면 대부분 2주를 못 넘깁니다.

첫 달의 목표는 정확한 결산이 아니라 다른 데 있어요. 우리 부부의 한 달이 대략 어떤 모양인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다 적을 게 아니라, 다음 달 예산의 뼈대가 될 것부터 적어야 합니다. 아래에 무엇을 먼저 적을지, 4주를 어떤 순서로 굴릴지 정리했어요.

첫 달엔 '고정지출'과 '공동지출'만 먼저

신혼 첫 달 지출은 성격이 셋으로 갈립니다. 이걸 섞어서 적으면 다음 달 예산을 세울 때 숫자가 쓸모없어져요.

성격예시첫 달에 할 일
고정지출월세·관리비, 통신비, 보험료, 구독료, 대출 상환가장 먼저 다 적는다
공동 생활비식비·장보기, 생활용품, 교통비, 데이트적되 카테고리를 잘게 쪼개지 않는다
신혼 일시지출가전·가구, 혼수 잔금, 신혼여행 정산, 집들이따로 표시해 둔다

핵심은 세 번째 줄입니다. 냉장고 200만 원과 이번 달 식비 60만 원을 한 덩어리로 적어 두면, 다음 달 예산을 짜려고 첫 달을 들여다봤을 때 "우리는 한 달에 340만 원 쓰는 부부"라는 잘못된 결론이 나옵니다. 실제로는 다음 달부터 안 나갈 돈이 대부분인데도요.

일시지출은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거나, 메모에 "혼수"처럼 한 단어만 붙여 두세요. 나중에 통계에서 이것만 빼고 보면 우리 부부의 진짜 월 생활비가 드러납니다.

4주를 이 순서로

한 번에 다 세팅하려 하지 말고 주 단위로 하나씩 얹으세요.

1주차 — 고정지출 목록 만들기. 두 사람의 통장에서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걸 전부 모읍니다. 월세·관리비, 각자 통신비, 보험료, OTT 구독, 대출 상환. 결혼하면서 명의나 계좌가 바뀐 게 있으니 이 김에 한 번 훑는 게 좋아요. 이 목록만 만들어도 "매달 최소 얼마는 나간다"는 바닥 숫자가 생깁니다.

2주차 — 공동지출 기록 시작. 장 볼 때, 같이 밥 먹을 때, 생활용품 살 때 그 자리에서 적습니다. 이때 카테고리를 욕심내지 마세요. 첫 달은 식비 / 생활용품 / 교통 / 데이트 네 개면 충분합니다. 잘게 나누는 건 두세 달 뒤 패턴이 보일 때 해도 늦지 않아요.

3주차 — 어디까지가 '공동'인지 정하기. 2주쯤 적다 보면 애매한 게 나옵니다. 배우자 친구 결혼식 축의금은 공동일까, 개인 미용실 비용은? 완벽한 목록을 만들 필요는 없고, 애매할 때 꺼내 볼 기준선만 있으면 됩니다. 둘이 10분만 이야기해서 정하세요.

4주차 — 첫 결산. 이번 달 합계를 보고 신혼 일시지출을 빼 봅니다. 남은 금액이 다음 달 예산의 출발점이에요.

두 사람이 같은 화면을 봐야 하는 이유

첫 달 기록이 무너지는 흔한 이유가 있어요. 한 사람만 적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한쪽이 총무를 맡아 혼자 적으면, 상대가 쓴 걸 물어봐서 채워 넣어야 합니다. 이게 몇 번 반복되면 적는 쪽은 지치고, 묻는 말을 듣는 쪽은 감시받는 기분이 들죠. 신혼 초 돈 이야기가 어색해지는 지점이 대개 여기입니다.

그래서 첫 달만큼은 둘 다 각자 자기가 쓴 걸 적고, 같은 화면에서 보는 구조를 권합니다. 누가 얼마 썼는지 묻지 않아도 보이면 대화가 "왜 이렇게 썼어?"에서 "이번 달 식비가 좀 많네, 다음 달엔 좀 줄여볼까?"로 바뀝니다.

둘이 함께 쓰는 가계부, 가계부부

8자리 코드로 연결하면 우리 둘의 지출이 한눈에.

가계부부는 연인·부부·룸메이트가 8자리 코드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함께 쓰는 공유 가계부예요. 함께 쓸 가계부의 주인이 8자리 코드를 만들어 공유하고, 상대가 그 코드를 입력하면 같은 가계부에 합류합니다. 이후 누가 입력하든 내역이 바로 상대에게 보이고 알림으로도 알려줘요.

신혼 첫 달에 특히 도움이 되는 것들만 꼽자면 이렇습니다.

  • 반복 거래로 월세·통신비·구독료를 한 번 등록해 두면 매달 자동으로 올라와요. 1주차에 만든 고정지출 목록을 그대로 옮겨 두면 됩니다.
  • 주·월·년 통계와 카테고리별 통계로 4주차 결산을 함께 봅니다. 신혼 일시지출 카테고리만 따로 확인하면 빼고 보기도 쉬워요.
  • 홈 화면 위젯으로 장 보고 나오면서 그 자리에서 입력할 수 있어요. 첫 달엔 "나중에 적어야지"가 제일 위험합니다.
  • 다음 달부터 카테고리별 예산을 걸면 초과 알림이 두 사람 모두에게 갑니다.

두 가지는 미리 알아두세요. 코드를 입력하는 쪽에 있던 기존 개인 내역은 그 가계부로 옮겨지지 않습니다. 결혼 전부터 혼자 쓰던 기록을 이어서 함께 쓰고 싶다면, 그 계정에서 코드를 만들어 배우자를 초대하세요. 그리고 기록은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라 은행·카드에서 내역을 자동으로 가져오지는 않아요. 대신 그 자리에서 적는 습관이 붙으면 "이 돈이 어디로 갔지"가 사라집니다. 핵심 기능은 무료이고, 광고 제거 구독은 한 명만 결제해도 연결된 그룹 전체에 적용돼요.

첫 달에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의욕이 앞서서 첫 달에 다 하려다 지치는 경우가 많아요. 아래는 두세 달 뒤에 해도 충분합니다.

  • 카테고리 세분화 — 식비를 외식·배달·장보기로 나누는 건 패턴이 보일 때. 첫 달엔 오히려 입력을 방해합니다.
  • 정확한 예산 금액 — 우리 부부의 평균 지출을 모르는 상태에서 정한 예산은 대개 두 주 만에 무너져요. 첫 달 결산을 근거로 다음 달에 잡으세요.
  • 과거 내역 소급 입력 — 결혼 전 몇 달치를 거슬러 올라가 채우는 건 시간 대비 얻는 게 적습니다. 오늘부터 적는 게 낫습니다.
  • 자산·투자까지 한 번에 정리 — 통장 구조부터 손보고 싶다면 신혼부부 통장 관리를 먼저 읽고, 가계부가 한 달 굴러간 뒤에 이어가세요.

마무리 — 첫 달은 데이터를 모으는 달

신혼 가계부의 첫 달은 잘 쓰는 달이 아니라 아는 달입니다. 고정지출이 얼마인지, 우리 둘의 생활비가 대략 어디쯤인지, 신혼이라 한 번만 나간 돈이 얼마인지. 이 세 숫자만 손에 들어오면 다음 달 예산은 훨씬 쉬워집니다.

그러니 첫 달은 완벽하게 적으려 하지 말고, 고정지출과 공동지출부터 둘이 같이 적어 보세요. 예산 금액을 어디쯤 잡을지 감이 안 온다면 예산 설정의 기술이, 3일 만에 포기하는 게 걱정된다면 가계부 작심삼일 탈출법이 도움이 될 거예요.

둘이 함께 쓰는 가계부, 가계부부

8자리 코드로 연결하면 우리 둘의 지출이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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