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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돈 관리, 시작할 때 정해야 할 5가지

동거를 앞두고 돈 이야기를 시작하면 보통 "생활비 반반 할까?"부터 꺼냅니다. 그런데 실제로 몇 년 뒤 서로 얼굴 붉히는 지점은 매달 나가는 생활비가 아니에요. 보증금, 이사비, 같이 산 가구·가전처럼 시작할 때 한 번에 오간 목돈입니다. 금액이 크고, 한 번뿐이라 기록을 안 남기고,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각자 기억이 달라지거든요.

동거 돈 관리에서 첫 달에 정해야 할 건 다섯 가지입니다. 초기 목돈 분담, 계약과 명의, 매달 생활비가 흐르는 경로, 공동과 개인의 경계선, 그리고 이 집을 정리하는 날의 규칙. 매달 반복되는 운영 규칙이 아니라 시작 시점에 한 번 정하고 적어 두면 끝나는 것들이에요. 아래 순서대로 하나씩 정리해 볼게요.

규칙을 정하기 전에 서로 공유할 것

다섯 가지를 정하기 전에 먼저 테이블에 올려야 할 정보가 있어요. 이게 없으면 어떤 규칙을 정해도 몇 달 안에 흔들립니다.

  • 각자의 부채. 학자금, 신용대출, 카드 할부 잔액과 매달 나가는 상환액. 금액을 서로 안다는 것보다 "네 월급에서 이미 40만 원은 나가고 시작한다"를 아는 게 중요해요.
  • 각자의 고정 지출. 통신비, 보험료, 구독, 부모님 용돈처럼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 동거를 시작해도 줄지 않는 항목들입니다.
  • 저축 목표와 시점. 전세 자금, 이직 준비금, 결혼 자금처럼 각자 모으고 있는 목적과 대략의 기한.

부채는 특히 꺼내기 어려운 주제죠. 다만 이건 서로를 심사하려는 게 아니라 분담 비율을 정할 때 쓸 재료예요. 소득이 같아도 한쪽만 매달 60만 원을 상환 중이면 반반은 공평하지 않으니까요. 정확한 잔액까지 맞출 필요는 없고, "매달 얼마가 이미 정해져 나가는가"만 서로 알면 충분합니다.

규칙 1. 초기 목돈은 누가 얼마 냈는지 숫자와 날짜로 남긴다

가장 크게 어긋나는 지점이 여기예요. 보증금 3,000만 원 중 한 명이 2,000만 원을 냈는데 계약자는 다른 사람이고, 이체 기록은 3년 뒤에 찾을 수 없다면 그때부터는 기억 싸움이 됩니다.

혼인 관계와 달리 동거는 서류로 정리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기록을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렵게 할 필요 없어요. 큰돈이 움직인 날 세 가지만 남기면 됩니다. 얼마를, 언제, 어떤 명목으로.

  • 이체로 보내고 메모를 붙이세요. 현금으로 건네지 말고 계좌 이체를 쓰고, 이체 메모에 "보증금 분담분", "냉장고 절반" 같은 명목을 적습니다. 은행 거래 내역이 그대로 날짜와 금액이 있는 기록이 돼요.
  • 같이 산 물건은 영수증 금액을 적어 둡니다. 나중에 누가 가져갈지 정할 때 기준 금액이 필요합니다.
  • 표 하나로 모아 둡니다. 아래는 가상의 예입니다.
항목날짜총액A가 낸 돈B가 낸 돈메모
보증금2026-03-023,000만 원2,000만 원1,000만 원계약자는 A, B는 A 계좌로 이체
부동산 중개보수2026-03-0240만 원20만 원20만 원반반
이사·청소2026-03-14120만 원60만 원60만 원반반
냉장고·세탁기2026-03-15210만 원105만 원105만 원공동 사용
침대·소파2026-03-16160만 원0원160만 원B가 전액 부담
합계3,530만 원2,185만 원1,345만 원

이 표의 값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예요. 중요한 건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초기 목돈은 반반이 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표를 만들어 보면 대개 한쪽이 더 많이 냈다는 게 드러나요. 그 차이를 어떻게 볼지 — 나중에 정리할 때 돌려줄 돈으로 볼지, 매달 생활비 부담을 줄여 주는 것으로 상쇄할지 — 를 지금 한 문장으로 정해 두면 됩니다.

규칙 2. 계약과 명의를 누구 이름으로 둘지

임대차 계약자, 전기·도시가스, 인터넷, 정수기 렌털까지 이름이 필요한 항목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별생각 없이 한 사람 이름으로 몰면 그 사람이 원하든 아니든 매달 남의 몫까지 먼저 내는 구조가 돼요. 카드값은 그 사람 앞으로 쌓이고, 청구가 밀리면 대신 낸 돈이 계속 늘어납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권합니다.

첫째, 명의를 나눠 두세요. 전기는 A, 인터넷과 도시가스는 B처럼 갈라 두면 한쪽만 계속 선결제하는 상황이 줄어듭니다. 계약자를 한 명으로 둬야 하는 항목(보통 임대차 계약)이 있다면, 다른 사람이 그만큼 다른 항목을 맡는 식으로 균형을 잡으면 돼요.

둘째, 약정 기간이 있는 항목은 기간부터 확인하세요. 인터넷·렌털 약정은 2~3년인데 지금 사는 집의 계획은 그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 중간에 정리하게 되면 남는 위약금을 누가 부담할지 지금 한 줄 정해 두면 그날 대화가 짧아집니다.

공과금 명의와 계절별 금액 변동을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룸메이트 정산과 공과금 나누는 법에 표와 함께 정리해 뒀어요. 룸메이트 관점의 글이지만 명의 부분은 동거 커플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규칙 3. 매달 생활비가 흐르는 경로를 정한다

여기서 정할 건 "몇 대 몇으로 나눌까"가 아니라 돈이 어떤 길로 흐르는가입니다. 비율 자체는 반반·소득 비례·항목별 중에 고르면 되는데, 이 비교는 동거 커플 생활비 분담에 방식별 장단점까지 정리해 뒀으니 그쪽을 참고하세요. 시작 시점에 확정할 건 경로와 날짜입니다.

경로는 크게 두 갈래예요.

  • 공동 통장에 갹출하기. 매달 정해진 금액을 각자 공동 통장에 넣고, 공동지출은 전부 그 통장에서 결제합니다. 집 돈과 내 돈이 통장 단위로 갈려서 관리가 단순해져요. 대신 통장 명의는 한 사람 것이니 규칙 2의 이야기가 여기에도 붙습니다.
  • 각자 항목을 맡아 결제하기. 통장을 새로 만들지 않아도 되고 시작이 가볍습니다. 대신 실제로 누가 얼마 냈는지가 각자 카드 명세서에 흩어져서, 기록을 따로 모으지 않으면 몇 달 뒤 비교가 안 돼요.

어느 쪽이든 시작할 때 숫자 두 개를 못 박아 두세요. 매달 각자 넣을 금액(또는 맡을 항목)과 입금일입니다. 입금일은 두 사람의 급여일 직후로 잡는 게 안전해요. 돈이 통장에 있을 때 빠져나가야 밀리지 않습니다. 첫 두세 달은 실제 지출이 예상과 달라서 갹출액을 손보게 되는데, 정상입니다. 석 달치 실제 금액이 쌓이면 그때 확정한다고 미리 말해 두면 조정이 훨씬 편해요.

규칙 4. 공동과 개인의 경계선을 한 줄씩 적어 둔다

"이건 공동이야, 네 개인 소비야?"는 동거 초기에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이에요. 완벽한 목록을 만들 필요는 없고, 애매할 때 꺼내 볼 기준선 몇 줄이면 충분합니다. 월세·식비·생활용품처럼 명백한 항목은 굳이 정하지 않아도 되고, 실제로 헷갈리는 건 아래 같은 것들이에요. 이 집에서 어떻게 부를지 지금 정해 두세요.

애매한 항목정할 것
반려동물 사료·병원비데려온 사람 몫인지, 함께 키우니 공동인지
집에 손님을 부른 날 장보기부른 사람 몫인지 공동인지, 인원 기준을 둘지
명절·기념일에 각자 본가에 드리는 돈각자 부담이 기본이지만 금액대는 맞춰 둘지
차량 유지비명의자 부담인지, 함께 쓰는 만큼 나눌지
집 수리·가전 고장공동으로 즉시 처리할지, 금액 기준선을 둘지
혼자 시킨 야식, 혼자 보는 구독개인으로 둘지 예외를 둘지

그리고 하나 더. 간섭하지 않는 개인 영역을 남겨 두세요. 각자 매달 정해진 금액만큼은 무엇에 쓰든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돈으로 두는 겁니다. 이 개념은 커플 돈 문제로 싸우지 않는 법에서 자세히 다뤘어요. 공동을 촘촘하게 정할수록 개인 영역은 오히려 확실하게 비워 두는 편이 오래갑니다.

규칙 5. 이 집을 정리하는 날의 규칙

동거를 시작하는 날에 정리하는 날 이야기를 꺼내는 게 어색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집은 언젠가 반드시 정리됩니다. 더 넓은 곳으로 옮기거나, 결혼해서 새로 구하거나, 헤어지거나. 어느 경우든 같은 세 가지를 처리해야 해요. 그러니 이건 헤어질 걸 대비하는 대화가 아니라 이사 계획에 가깝습니다.

  1. 보증금 지분. 규칙 1의 표가 그대로 답이 됩니다. 계약자가 한 명이어도 다른 사람이 보낸 금액과 날짜가 남아 있으면 돌려줄 몫이 명확해요. 중간에 한쪽이 더 넣었다면 그때그때 표에 추가하세요.
  2. 함께 산 물건. 냉장고, 소파, 청소기처럼 반씩 낸 물건은 가져가는 쪽이 상대에게 그 시점 가치의 절반을 주는 식으로 미리 정합니다. 살 때 금액을 적어 뒀다면 이 계산이 단순해져요.
  3. 마지막 공과금. 마지막 달 사용분은 이사한 뒤에 청구됩니다. "마지막 정산은 다음 달 고지서까지 확인하고 끝낸다"를 정해 두고, 그때까지 정산용 계좌 하나는 살려 두세요.

이 세 가지는 사이가 좋을 때 정해야 합니다. 정리할 시점에는 이미 각자 계산이 서 있어서 합의가 어려워요. 그리고 혼인 관계와 달리 동거는 서류로 남지 않는 부분이 있는 만큼,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기록을 챙겨서 전문가와 상담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때 꺼낼 게 있으려면 지금 적어 두는 수밖에 없어요.

다섯 가지를 둘 다 보이는 곳에 적어 둔다

규칙을 정했으면 남은 건 기록입니다. 특히 규칙 1의 초기 목돈은 오늘 적지 않으면 다시 적을 기회가 없어요. 각자 메모장에 적으면 나중에 두 목록이 다를 때 대조부터 해야 하니, 처음부터 두 사람이 같은 화면을 보는 곳에 두는 게 낫습니다.

둘이 함께 쓰는 가계부, 가계부부

8자리 코드로 연결하면 우리 둘의 지출이 한눈에.

가계부부는 연인·부부·룸메이트가 8자리 코드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함께 쓰는 공유 가계부예요. 함께 쓸 가계부의 주인이 8자리 코드를 만들어 공유하고, 상대가 그 코드를 입력하면 같은 가계부에 합류합니다. 이후 누가 입력하든 내역이 바로 상대에게 보이고 알림으로도 알려줘요.

동거를 시작하는 시점에 쓸모 있는 것만 꼽으면 이렇습니다.

  • 초기 목돈은 메모를 붙여 한 줄씩 기록해 둡니다. 보증금 분담분, 가전 절반처럼 명목을 적어 두면 날짜와 금액이 함께 남아요.
  • 반복 거래로 월세·인터넷·공과금처럼 매달 같은 날 나가는 항목을 등록해 둡니다.
  • 카테고리별 통계로 첫 두세 달 실제 생활비가 얼마인지 확인해 갹출액을 확정합니다.
  • 예산 설정으로 항목별 한도를 걸어 두면 초과 알림이 두 사람 모두에게 갑니다. 한 사람이 말을 꺼내는 것보다 감정이 덜 섞여요.
  • 비밀 자산으로 개인 계좌는 목록에서 빼둘 수 있습니다. 공동은 같이 보되 규칙 4의 개인 영역은 안 보이게 두는 거예요.
  • iOS에서는 홈 화면 위젯으로 마트에서 나오면서 바로 한 줄 적을 수 있어요.

미리 알아 둘 것도 있어요. 기록은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라 은행이나 카드에서 내역을 가져오지 않고, 누가 얼마를 냈는지 앱이 계산해 정산해 주지도 않습니다. 초기 목돈 표는 사람이 적는 거예요. 대신 두 사람의 기록이 한곳에 쌓이니 나중에 합계를 확인하는 일은 금방 끝납니다. 그리고 코드를 입력하는 쪽에 있던 기존 개인 내역은 그 가계부로 옮겨지지 않으니, 이미 쓰던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면 그 계정에서 코드를 만들어 상대를 초대하세요. 핵심 기능은 무료이고, 광고 제거 구독은 한 명만 결제해도 연결된 그룹 전체에 적용됩니다.

마무리

동거 돈 관리는 매달의 계산보다 시작할 때의 다섯 문장에서 갈립니다. 초기 목돈은 숫자와 날짜로 남기고, 명의는 한쪽에 몰지 말고, 생활비 경로와 입금일을 못 박고, 공동과 개인의 경계선을 몇 줄 적어 두고, 정리하는 날의 처리를 미리 정해 두는 것. 다섯 가지를 정하는 데 저녁 한 번이면 충분하고, 그 기록을 공유 가계부처럼 둘 다 보이는 곳에 두면 몇 년 뒤 기억에 기대지 않아도 됩니다.

분담 비율을 아직 못 정했다면 동거 커플 생활비 분담을 이어서 읽어 보세요.

둘이 함께 쓰는 가계부, 가계부부

8자리 코드로 연결하면 우리 둘의 지출이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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